동네한바퀴
kbs 동네한바퀴는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방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만기가 진행하고 있습니다. 매주 다양한 지역의 동네를 둘러보는데요. 이곳에 나오는 여러 맛집 정보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. 주민들의 애환 뿐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, 맛집, 특산품, 볼거리를 아래에서 확인 바랍니다.
대구 수밭골 메밀묵채 묵집 위치
<동네 한바퀴> 260번째 여정은 대구 지역 9개 구·군 중 가장 인구가 많아 어딜 가든 사람의 정이 묻어나는 동네. 대구광역시 달서구로 <동네 한 바퀴> 261번째 여정을 떠난다.
신시가지가 펼쳐지는 도심, 달서구에도 옛 동네가 있다. 500년 집성촌으로, 자연경관을 그대로 간직한 수밭골. 숲이 울창해 ‘숲밭’이라 부르던 말에서 유래됐다는 마을은 400년 느티나무를 당산나무로 삼았는데 특별한 건 이 멋진 노거수가 한 그루도 아닌 네 그루. 사방으로 하늘을 받친 나무줄기만큼 복 많은 수밭골은 오늘도 평화롭다.
오랜 전통만큼 훌륭한 이들이 줄지어 나왔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따라 동네를 거닐던 중 100년 넘은 가옥을 발견한다. 옛집을 식당으로 개조했지만, 토속적인 정취는 여전한 그곳은 묵집. 56년 전 집을 구멍가게로, 다시 묵집으로 이어내 지킨 어머니와 아들이 산다. 그 시절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네 자식 키우기 위해 억척스레 묵을 쑤던 어머니는 20여 년 전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져 작은 방 한 칸만 지키는데. 그러니 이 묵은 외지에서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돌아온 아들의 몫. 시내에 가족을 두고 가게 안 어머니 침실 바로 옆방에서 선잠을 자며 밤낮으로 돌보는 그 정성이야, 말로 다 못 할 정도다. 그저 받은 만큼 행하는 것뿐이라지만 흘러간 20년이 말처럼 쉬웠을까.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그 방식대로, 수밭골 100년 옛집에서 지은 묵채는 효심만큼 따듯하다.